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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 아랫배와 허리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받은 자궁 초음파에서 난소의 혹이 발견되었습니다. 처음 진료 해 준 의사 선생님 덕분에(?) 롤러코스터를 타는 심정으로 대학병원 진료를 받고 수술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난소의 혹, 난소 낭종의 질병으로 수술을 앞두신 분들을 위해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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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와 허리 통증(증상)
서서 생활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침대에 누우면 언젠가부터 왼쪽 아랫배와 허리 쪽이 이상한 느낌으로 아팠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허리가 삐끗했나 싶었습니다. 자세를 어떻게 바꾸면 조금 나아지는 거 같다가 또 어떻게 하면 통증이 심해지 고를 반복했습니다. 병원에 너무 가기 싫어서 미적대다가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병원에 가봐야 할거 같아 엄마가 잘 아는 내과에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산부인과 진료를 한 번 받아보라고 권유하셨고, 바로 옆 방에 산부인과 선생님께 진료를 받았습니다.(동네병원인데 여러과가 모여있는 병원이었습니다.) 난생처음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를 받아보았고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께서 밖에 있는 엄마를 호출하셨습니다. 뭔가 심각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빨리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난소의 혹이 악성일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소견에 엄마와 저는 너무나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른 채로 병원을 나왔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진료
마침 서울에 사는 친구가 얼마 전에 난소에 혹이 있어 수술했다고 한 것이 생각나서 급하게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그 친구는 퇴원을 하고 수술부위 소독을 위해 통원치료 중이었고 본인이 다니던 병원에 전화해서 당장 와서 검사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친구 아니었음 대학병원 대기에 몇 날 며칠을 마음 졸이며 살아야 했을 겁니다. 집에서 조금 먼 곳에 있는 대학병원이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바로 대학병원으로 가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다시 초음파를 했습니다. 난소암이 예후가 안 좋다는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어서, 정말 심장이 쪼그라든 채로 검사를 받고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악성은 아닌 것 같다. 악성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가 조금 있을 수도 있는데 본인의 판단으로는 99.9% 악성은 아니니 바로 CT검사를 해보고 결과를 봐서 약물로 치료할지 수술을 해야 할지 판단하겠다고 했습니다. 인생 첫 CT검사를 받았는데 조영제가 들어가고 검사 중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끝나고 나니 눈코입에서 물이란 물이 다 나오고 붓기가 조금 올라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다행히 가라앉았지만 인생 첫 CT의 경험은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며칠 후 검사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갔습니다. 다행히 암은 아니고 수술로 떼어내야 하는 혹이고 크기는 5cm 정도라고 했습니다. 혹이 있어서 배와 허리가 아팠던 것이었습니다. CT 찍고 한 달 안에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해서 날짜를 잡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한 달이 지나면 CT를 다시 찍어야 한다고 함) 사실 웨딩촬영도 잡혀있고 결혼식이 임박한 상황이었지만 웨딩촬영 하루 뒤로 입원 날짜를 잡았습니다.
난소 혹 제거 수술
생애 첫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입원이란 건 남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병원신세를 지게 되어서 부모님께 죄송하고 당시 남자친구한테도 미안하고, 회사에도 병가를 내야 해서 미안한 마음을 앉고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배에 두 개의 구멍을 뚫고 복강경으로 수술을 한다고 했습니다. 뭐 이제는 의사 선생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기도하며 수술이 잘 되기만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병원에서의 첫날밤을 지냈습니다.
수술은 아침 8시에 잡혀있고 간밤에 관장을 위해 엄청난 물을 먹고 화장실을 가느라 잠을 조금 설쳤습니다. 수술은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고 엄마의 말에 따르면 9시가 넘어서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협착도 심하고 자궁 내막증이 있어서 구멍을 3개 뚫었고 오른쪽에도 작은 물혹이 있어서(수술 부위는 왼쪽 난소) 제거했다고 설명해 주고 가셨다고 했습니다. 조금 후에 병실로 올라와서 다리 마사지기를 꼬박 하루동안 차고 있었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으니 회복을 위해 움직여야 할 차례였습니다. 복강경이라고 만만하게 봤는데 배에 구멍을 뚫어서인지 배에 힘도 잘 들어가지 않았고 움직이는데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월요일에 입원해서 화요일에 수술하고 금요일에 퇴원을 했습니다. 허리가 잘 펴지지 않고 걸어 다니는데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무사히 퇴원을 했습니다. (다행히 나중에 자궁내막증은 아니라고 진단이 났습니다. 난소혹이 있으면 자궁내막증에 걸리기 쉽다고 하더라고요. 자궁내막증이 있으면 약 먹고 꾸준하게 병원 다녀야 한다고 했는데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친구와 같은 병원에서 난소 혹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친구와는 다른 의사 선생님께 받았고 의사 선생님의 스타일에 따라 구멍을 몇 개 뚫느냐도 달라지고 봉합도 꿰매느냐 본드(?) 같은 걸로 붙이느냐도 달랐습니다. 수술 전에 여유가 있으면 의사 선생님의 방식도 비교를 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정신없는 와중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수술을 잘 받았습니다.
회복의 시간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눕는 것도 불편감이 있고 웃으면 배에 힘이 들어가서 힘들고 처방받은 항생제를 먹어서인지 계속되는 설사에 괴로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1주일 후 외래에서 설사를 한다고 했더니 약을 바꿔주고 나서 설사에서 조금 해방되었습니다. 그때는 항생제를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를 때였습니다. 혹시나 수술하고 설사에 시달리시는 분들, 항생제 때문은 아닌지 담당선생님과 꼭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고 퇴원하고 2주 정도 더 쉰 다음에 출근도 했습니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회복이 빨리 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수술을 하고 나니 이상한 느낌의 허리통증이 말끔하게 사라졌습니다. 수술하고 2개월 후에 무사히 결혼식도 치렀고 수술 후 4개월 정도 지났을 때 임신이 되었습니다. (수술을 하고 나면 자궁, 난소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임신이 잘된다는 말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결혼하자마자 거의 바로 임신이 되었답니다.)
병원비(보험청구)
4박 5일 입원, 3인실 사용하고 병원비는 대략 150만 원가량 나왔습니다. 실비보험과 종신보험, 회사에서 가입한 단체보험으로 병원비 이상을 돌려받았습니다. 갑자기 입원하고 수술받고 정신없었지만 그래도 돈으로 보상받으니 기분이 조금 좋았습니다. 여러분들도 가입한 보험 있으면 잘 살펴보고 보험청구 하시기 바랍니다. 종신보험에서도 보험금 받을 수 있을지 몰랐는데, 약관을 보니 부인병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청구해서 보험금을 받았습니다.
마무리
혹시 저와 같은 통증으로 검색해 보신 분 당장 산부인과 가서 검사받으세요. 시간을 지체하면 난소의 혹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난소 혹 제거 수술로 걱정하시는 분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술하고 몇 주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 코로나 초기 때 수술을 받았습니다. 저의 경험담이니 불펌을 절대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