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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출산과 동시에 몸의 이상
출산을 앞두고 몸무게가 20kg 불어났습니다. 만삭에는 몸도 무겁고 숨쉬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모든 산모들이 겪는 어려움이기에 그러려니 했습니다. 아기는 예정일이 지나고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유도분만을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유도분만일 아침 7시에 병원에 들어가서 아기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촉진제를 맞고 너무 아파서 당장 수술해 달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무통주사까지 맞고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아가는 나올 생각을 안했습니다. 나보다 늦게 온 산모들은 아이를 낳고 모두 떠났는데 나만 남아 아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후 5시가 넘어서 의사는 제왕절개를 하거나 내일 다시 유도분만 시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 고통을 내일 또 겪어야 한다니 제왕절개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고, 오후 6시가 조금 안되어 우리 아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왕절개를 결정하고 수술실에 들어가서 마취하고 금방 아기를 만났습니다. 5분, 10분 정도 걸린거 같습니다. 건강한 아기를 보니 하루종일 고생했던 것이 싹 잊혀졌습니다.
건강한 아기를 만나 기뻤지만 그날 밤부터 이상하게 숨이 잘 안쉬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누워서 어떠한 자세를 취했을 때 가슴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의사에게 말해서 폐사진도 찍고 검사도 했지만 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심장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심장전문가에게 꼭 가보라고 했습니다.
2. 심장검사 - 이상없음 그러나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이 소개해준 유명한 심장전문의를 찾아가서 각종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심장에 문제가 없다고 하니 조금 안심되었습니다. 살이 많이 쪘기 떄문에 숨쉬는게 불편하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운동을 해서 살을 좀 빼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기를 돌보느라 시간도 없고 체력은 더 고갈되었습니다.
출산하고 8개월 정도 지났을 때 몸상태는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머리카락이 아주 많이 빠지고, 하루에도 몇번씩 설사를 하고, 밤에는 몸 이곳 저곳이 가려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생리양도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배가 고프기도 했고 더위도 많이 탔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심장 두근거림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심장검사를 다시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번과 다른 병원에 가서 피검사와 심장 초음파를 받았습니다. 역시 심장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3.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
의사는 심장에 문제는 없으나 여러가지 증상을 보았을때 갑상선기능항진증일 가능성이 많다고 했습니다. 내가 겪고 있는 증상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교과서적인 증상들이라고 했습니다. 피검사는 하루 지나야 나오기 떄문에 검사 다음날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갑상선호르몬이 아주 많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무슨 수치가 10배는 높다고 했습니다.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속이 아주 후련했습니다. 의사는 약을 먹으면 증상들이 바로 좋아 질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증상은 좋아져도 약은 우선 2년 정도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2년 후에 다시 검사를 해서 약을 끊을지 말지 정할 것이고 평생 먹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처방해준 약을 먹고 1주일 정도 지나니까 모든 증상이 좋아졌습니다. 이 작은 약 몇알로 좋아진다는게 신기했습니다. 약 복용 2개월 후 피검사를 하니 수치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병은 아니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약을 끊으면 재발할 확률은 매우 높다고 했습니다. 현재 약을 먹은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수치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약 용량이 너무 과다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갈 수 있어서 중간에 약 복용량을 줄였습니다. 저하증은 항진증과 정반대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출산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얼마나 관련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임신 전에는 없었던 병이 생겨난건 맞는 것 같습니다. 새해에도 약을 먹어야 하지만 운동도 하고 좋은 것 먹으면서 약 끊는 그날을 꿈꿔야겠습니다.